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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보이스 피싱

무랑골 2012. 7. 14. 19:40

보이스 피싱 주의보

 

한가지 중요한 장난  전화를 알려야겠다. 피해를 받지 않게 하려면... 며칠전 당한 실화입니다.

 

2010. 1.21. 오후 12:34   . - 1.21 사태 생겼던 날이네.. 

 

오전에 1588-9999 라는 전화 번호로 통화 했는데 집사람 이름을 대기에

무슨일이냐 하고 심각하게 물으니 중요한 일이라서 본인하고만 통화 해야 한다며 끊었던 전화번호가 또 다시 떴다.

혹시? 보이스피싱 같다는 직감이 들었던 차였는데...

 

점심도 전폐하고 마침 조합장과 회의중이었는데

아침에 통화 중 끊었던 전화 번호가 또 다시 뜨기에 회의하다 말고 양해를 구하며 잠깐 쉽시다 하며 전화를 들었다.

 

"여보세요..."

 

" 전화 받으시는 분이 "000" 이십니까?"

- 아침에 걸려온 목소리다. 역시 집시람이름이다..-

 

"네, 그런데요? "

 

"국민은행 아무개인데요 본인에게 급히 전할 말이 있어서 그럽니다.

본인 맞습니까? 전호ㅓ 받으시는분과  어떤 관계십니까? "

 

" 무슨 일인데요?  제가 본인이니 제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 아닌데? 본인 맞습니까? 여자인데.. 본인에게만 전화해야 합니다."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순간 말이 길어져 연변 말씨가 들린다.- 아 이거 틀림없이 보이스 피싱이구나 .. 한번 골려 줘야지..-

  

"네 제가 본인 맞습니다." -ㅋㅋ 아닌데...-

 

"여자 이름인데요? 전화 받는분은 본인이 아닌 것 같은데요? "

- 집사람 이름 끝자가 구슬 "옥" 이다. 짜~식 주민등록 보면 알잖아.. 은행이라면서.. 멍청하긴 ㅋㅋ 오호! 너 딱 걸렸어.. "

 

"네, 사실 제 이름이 여자같아서 많이 놀림 받았어요. - 흐흐..-   시간없으니 용건은.. 무슨 일이죠?

 

"그럼 맞군요.. 국민은행 이00입니다. "

 

"누구요? 국민은행   이 아무개..라고 했나요? "

 

" 네 그렇습니다.   귀하의 BC 카드로  지난 2월 17일 백화점에서 180여만원을 사용하셨지요?"

-난 국민은행과 거래 사실도 없고  BC카드는 더더군다나 없다. 사람 잘못 골랐어!!  시침을 뚝따며..-

 

"아직 1월도 안지났는데 2월이라니요? 작년말입니까?  저도 수첩 좀 보고요. 잠시만요.."  

- 이 사이 전화기의 녹음 스위치를 찾았다. 터치 화면이라 자꾸 꺼진다. 짜증나네 하필 .. 특종감인데..

  침착해야지.. 하지만 떨려서... 더듬거리다가  겨우 찾아 누르니 스위치가 화면에 나온다. 바쁜대로 터치화면을 눌렀다.

 

-저족에서 잠시 머뭇거리더니 ...-

"아니요 , 아니요 1월 17일 입니다."  - 이거 초짜다.. ㅋㅋ-

 

-아주 놀라는 척-

"네~에?  아니요..! "  - 이 순간 뭐라 해야 진짜 처럼 골탕을 먹일까 내 머리는 빠르게 연산하고 있었다.-

 

"아니,  그래요.. 아뭏튼 사용한 적 없는데 .. 무슨 문제라도?  하여간 무슨 일입니까?" 

 

"몇가지 확인 사항이 있습니다.  귀하의 통장이 몇개입니까?

- 아 드디어 사기극은 이렇게 본론으로 들어 가는군. -

 

"글쎄요..? 하도 많아서..." ㅋㅋ

 

-그때 회사 직원들이 삼삼 오오 몰려들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생겼나?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이다.

 그들에게 입으로 조용히 하라며  이놈 보이스피싱이라 내 놀리고 있으니 일이나 하라고 수화를 했다.-

그땐 살벌 분위기였던 조합장마저 씽긋 웃는다.  직원들도 웃겨 죽겠다며 킥킥거린다.

 

" 귀하의 카드로  물품대금이 청구되었으나 본인이 사용치 않은 것이기에 빨리 조치 해야 합니다."

- 더 이상 회의를 멈추고 시작한 장난 전화를 끌고 싶지 않고  빨리 끝내고 싶었다. 성격도 급한데... 에라 모르겠다 "

 

" 야!  이놈아! 너 보이스피싱이줄 다 안다. 장난치지 마라! 엉!"

 

"뭐 ? 야? 이놈아?  너!  집주소 어디이디.. 집 전화 번호..  생일 맞지? 네 신상명세 모두 다 안다."

- 헐! 이걸 다 어떻게 알았지? 조금 겁나긴 한데... 이런 쳐죽일. 우이 씨!! ... 하지만 침착 또 침착..!-

 

"그래? 욕했다고 은행에서 여기 찾아와 어찌하려고 ? 와 봐라! 짜샤!  너 국민은행이라면서 나한테 막말하고 협박하고..? 가짜 맞네!"

" 너 중국놈이지? 이 전화 녹음 하고 있어 임마!  하하.. " 

 

"그래.. 많이 해라  마~~니 마니 해라 응?"  이쯤되면 끊어야 하는데 안끊는다..

 

"야! 이놈아!  먹고 할 짓이 없어 전화로 남 사기나 치냐? "

"목소리를 듣자하니 사지 멀쩡한 사람 같은데?"

"너 왜 이렇게 사니?  할 짓이 그렇게도 없냐?"

 

" 이..야....."

- 잠시 한숨 소리가 들려 온다- 

" 이거이.. 나도 다 먹고 살려고 그런거 아이겠니.."  - 헐!  너 지금 게그 하냐?...

- 옳거니!  서울 말씨 안쓰고 이제야 제대로  된 연변 목소리가 나온다...-

 

"크 하하..  먹고 살려고 그런다고?  이 친구 솔직해서 좋네.."

- 앞에서 듣던  조합장이 뒤집어진다.-

 

-목소리를 묵직하게 가다듬어...-

" 여보시요..  일을 해서 살아가시요 이제 무슨 짓이요? 앞으로 내게 전화 하지도 말고 또 다른 이들에게도 하지 마시요.. "

 

" 당신 집주소 전화.. 어쩌구 저쩌구.. " 

- 억울한지 씩씩거리듯 내게 협박하려 든다."

 

"그런 자료는 누구든 가지고 있어 그 정도는 내 명함이야. .. 그래 어찌 할건데 ? 다 소용없는 일이니 포기해라 응?"

" 그리고 네 수법 이젠 만천하에 다 노출됐으니 일하면서 조용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이녀석도 실패했음을 알았는지 이젠 자포자기로 나온다. 풀이 한참 꺽인 목소리로.. -

"그래 너도 조용히 살아라.... " -전화기 너머로 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ㅋㅋ

 

"새해도 되었으니 사기나 치지말고 열심히 일하며 조용하게 사세여.." ㅋㅎㅎ

 

"그래.. 너도  잘 사세요.."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전화기가 끊어진다. 순진한 넘.. ㅋㅋ  그런데  조금 측은한 마음이 드는건 또 뭔지..-

 

이후 조합장과의 협상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하게 진행 되었고 중요한 부분에서 극적인 합의점도 도출되었다.

어이!  중국친구!  새해부터 대화 원만히 되게 해주고 엔돌핀 파팍 나오게 웃겨줘서 고맙네.. ㅋㅋ

 

조심 하자...  은행에서는 이런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 주지 않는다.

 

참 녹음!  마지막 단계의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실패 했다.

성공했으면 이 내용이 그대로 토픽감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쩝! 

 

사기꾼에게 장난치는 나는 그럼 뭐야?